[한강타임즈 이지연 기자]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와 ‘고(故) 장자연씨 사건’의 진상 규명과 가해자 처벌을 촉구하는 집회가 열렸다.
15일 '한국여성의전화'와 '성매매 문제 해결을 위한 전국연대' 등 여성단체는 10시 30분 세종문화회관 계단 앞에서 기자회견 열고 이번 사건과 관련해 검찰 과거사위원회 진상조사단 재조사 기한 연장 및 진상 규명 촉구를 외쳤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 전 차관 성폭력 사건 피해당사자도 참석했다.
피해여성은 “대통령님 저는 살고 싶다”며 “전 매번 과거사위원회, 언론에 살고 싶다고 외치고 있다. 2013년 첫 검찰 조사를 받으면서부터 바위에 계란을 던지고, 허공에 메아리를 외치는 기분이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힘없고 약한 여자라는 이유로 검찰은 제 말을 외면했고, 오히려 수치심과 인격을 벼랑 끝으로 떨어뜨렸다”며 “기사들을 통해 접하는 과거사위원회 소식들은 마음을 더 답답하게 만들고 있다. 사건 조사가 시험 문제지를 푸는 것도 아니고 시간을 두고 사건을 조사하고 종결하라는 것은 조사를 안 한 것만 못한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들의 권력과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 알기 때문에 몇 번이나 죽음을 택했다가 살아나 지금까지 온 힘을 다해 싸우고 있습니다. 대통령님, 국민 여러분. 살려달라”고 외쳤다.
최선혜 한국여성의전화 여성인권상담소 소장은 “김 전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이 검찰 과거사위원회 재조사 대상으로 거론되던 해 피해자를 만났다”며 “피해자는 검찰 과거사위원회가 자신에게 찾아온 ‘마지막 기회’라고 이야기 했습니다. 그러나 본조사 대상으로 선정된 지 1년이 다 된 지금 검찰 과거사위원회 조사 과정은 처음에 기대했던 모습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사위원회의 진상 규명에 대한 의지는 커 보이지 않는다. 기한이 임박한 지금, 여전히 밝혀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이번에도 가해자에 대한 제대로 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국가가 나서서 성폭력 가해자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과 다름이 없습니다. 의혹만 제기되고 제대로 된 결과가 나오지 않는 조사는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피해자에게 더욱 큰 고통만 안길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날 고(故) 장자연 씨가 사망 전 작성한 문건을 직접 목격한 것으로 알려진 배우 윤지오 씨도 기자회견에 참석했다.
윤씨는 "(장자연 사건은) 단순 자살이 아니라고 보고 수사에 들어가면 공소시효가 25년으로 늘어난다"며 "범죄 종류에 따라 공소시효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0년에서 25년"이라며 "공소시효가 지나면 벌 줄 수 없다"고 호소했다.
이어 "이슈가 이슈를 덮는 불상사가 되풀이되지 않길 소망한다"며 철저한 의혹 규명을 당부했다.
김 전 차관은 지난 2013년 건설업자 윤중천 씨로부터 강원도 원주의 한 별장에서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았으나 역시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당시 김 전 차관으로 지목된 남성의 얼굴이 나오는 성관계 추정 동영상이 발견됐지만 검찰은 성접대 영상에 등장하는 남성이 김 전 차관이라고 특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2014년 김 전 차관에 대한 재수사가 이뤄졌지만, 검찰은 또다시 김 전 차관을 무혐의 처분을 내리며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을 받았다.
한편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이달 말 활동을 종료하기로 했다. 장자연·김학의 사건 등에 대한 조사 결과는 이달 31일 안에 발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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