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겨울 ‘눈·비’ 많이 오고 오래왔다...강수량·강수일수 역대 1위

강수량 236.7 mm 역대 최대...평년 대비 2.7배
평균기온, 평년보다 1.9 ℃ 높은 2.4 ℃...역대 2위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 반발...이상기후에 대한 감시·분석 강화

간밤에 많은 눈이 내린 지난달 22일 오전 인천 남동구 중앙공원 나무들이 눈으로 덮여 있다. (사진=뉴시스)

한강타임즈 백진아 기자 = 지난 겨울철(2023년 12월~2024년 2월) 우리나라 전국 강수량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고, 강수일수도 역대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7일 기상청은 ‘2023년 겨울철 기후 분석 결과’를 발표하고 지난 겨울철 전국 강수량이 236.7㎜로 평년(89㎜) 대비 270.8%로 역대 가장 많았다고 밝혔다. 강수일수 역시 31.1일로 역대 겨울철 중 가장 길었다.

평년 대비 따뜻하고 습한 남풍 계열의 바람이 우리나라로 자주 유입되고 남쪽을 지나는 기압골의 영향으로 비가 오는 날이 많고 강수량이 많았다는 게 기상청의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해 12월 10~15일, 중국 남부 지방에서 발생한 저기압과 우리나라 동쪽에 위치한 고기압 사이에서 다량의 수증기가 강하게 유입되어 많은 비가 내렸다.

또한 지난달 18~21일, 남동쪽의 따뜻한 고기압과 북서쪽의 찬 고기압 사이에서 저기압이 우리나라를 지나며 많은 비가 내렸고, 같은 달 21~22일에는 우리나라 남쪽의 저기압에서 유입된 수증기와 북쪽에 고기압에서 유입된 찬공기가 섞여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많은 눈이 내렸다.

2023년 겨울철(2023년 12월~2024년 2월) 전국 강수량 분포도 및 일별 시계열 (자료=기상청 제공)

또한 지난 겨울 많은 강수량과 더불어 전국 평균 기온이 2.4도로 평년(0.5±0.4 ℃)보다 1.9 ℃ 높아 역대 2위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겨울철 전반적으로 평년에 비해 우리나라 동쪽에서 고기압성 흐름이 발달한 가운데 따뜻한 남풍이 자주 불어 기온이 높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지난해 12월 8~10일 3일간 전국 곳곳에서 12월 일최고기온 극값을 기록했고, 지난달 14일은 서울 일평균기온 12.9 ℃로 2월 일평균기온 1위에 오르기도 했다.

한편, 시베리아 지역에서 상층 기압능이 동서로 폭넓게 빠른 속도로 발달함에 따라 12월 중후반과 1월 하순 두 차례 일시적 한파도 있었다. 이는 시베리아 지역에서 상층 기압능이 빠른 속도로 발달함에 따라, 북극 주변의 찬 공기가 유입되어 일시적으로 기온이 크게 떨어진 것으로 지난 1월 26일 한강에서는 지난겨울 첫 결빙(평년 1월 10일)이 관측됐다.

유희동 기상청장은 "지난겨울 미국은 한파와 폭우, 유럽은 이상고온과 이상저온 등 전 세계적으로 이상기후가 빈발한 가운데 우리나라도 이상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역대 가장 많은 겨울철 강수량을 기록했다"며 "이상기후에 대한 감시와 분석을 더욱 강화하고 위험기상이 어느 정도 극한값에 해당되는지 알 수 있도록 재현 빈도를 포함한 극한기후정보를 확대 제공해 나가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