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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고전] 거인의 옥편 / 알고 쓰는 고사성어
[신간-고전] 거인의 옥편 / 알고 쓰는 고사성어
  • 손우현 기자
  • 승인 2024.02.22 09: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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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인의 옥편>

한강타임즈 손우현 기자 = 천정득인(穿井得人)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옛날 춘추전국시대 송나라에 정씨라는 성의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우물이 없어 매번 물을 긷기 위해 밖으로 먼 길을 이동해야 했다. 그래서 작심하고 집 안에 우물을 파는 작업을 했는데, 그 덕에 물 긷는 일을 전담하던 하인도 이제 그 물 긷는 일에서 해방돼 다른 업무를 할 수 있게 됐다.

그때 정 씨는 “우리 집에 우물을 팠더니 사람을 하나 얻게 됐다”고 말을 하고 다녔고 지나가던 사람이 그 말을 듣고 “정씨 집에서 우물을 팠는데, 그 속에서 사람이 나왔다”고 와전이 됐다. 결국 임금이 듣고 너무 희안한 일이라 정말인지 확인해보려고 사람을 보냈고, 정씨가 해명하면서 이로써 오해가 풀렸다고 한다.

어리석은 자들이 큰 잘못을 저지르는 것은 바로 이렇게 전해지는 과정에서 왜곡된 것을 자세히 살피지 않기 때문이라고 <여씨춘추>에서는 전한다.

저자 김성곤 교수는 삼성경제연구소의 세리시이오(SERICEO)를 대표하는 명사다. 공자, 맹자, 장자 등의 동양사상과 두보, 이백, 도연명 등의 중국문학까지, 전방위적 고찰과 흥미진진한 해설로 고전의 영역을 대중에게 알리는 차별화된 작업에 힘써왔다. 특히 경영에 접목할 수 있는 사자성어 강의 ‘리더의 옥편’을 2013년부터 현재까지 10년 넘게 진행하며 인문학의 새로운 트렌드를 이끌어왔다. 그가 이렇게 오랫동안 대한민국 기업의 리더와 중역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는 무엇일까? 바로 리더를 위한 실질적인 조언으로 선택의 기로에서 과감히 결단해야 할 때, 조직의 가슴을 울리는 멘토링이 필요한 순간, 늘 펼쳐 볼 수 있는 경영 비책으로서 자리했기 때문이다.

이 책은 그간 리더들의 호평 속에 쌓아온 ‘리더의 옥편’ 명강의를 새로이 정제하고 다듬어 65강으로 명쾌하게 풀어낸 것이다. 2500년 문사철 속 리더십의 지혜를 시대에 맞게 재해석하고 이를 고사성어에 빗대어 알기 쉽게 정리했다. 언제 어디서나 빛나는 거인의 품격부터 무엇에도 흔들리지 않는 내공, 사람의 마음을 얻는 리더십, 역경을 뚫고 다시 일어서는 힘까지 CEO는 물론 직장인이나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들, 정치인들에게도 훌륭한 금과옥조가 될 것이다. 거인의 통찰을 배우고 싶은, 내 안의 잠든 거인을 깨우고 싶은, 새로운 시대의 거인이 되고 싶은 리더를 위한 필독서다.

김성곤 지음 | 김영사 펴냄

 

<알고 쓰자 고사성어>

안하무인(眼下無人)은 명나라 소설가 능몽초의 작품 <이각박안경기> 제9권에 등장한다. 원문은 ‘안저무인’으로 돼 있는데, 훗날 거듭 인용되면서 좀 더 쉽게 ‘안하무인’으로 표현했다. 같은 명나라 작가 풍몽룡의 역사소설 <동주열국지>에도 ‘안저무인’으로 나온다. 비슷하거나 같은 뜻의 성어는 ‘마치 곁에 아무도 없는 것 같다’는 ‘방약무인(傍若無人)’과 눈 안에 사람이 없다는 ‘목중무인(目中無人)’이 있다.

방약무인은 <사기> <자객열전>에 보이는데 다음과 같은 고사이다.

전국시대 위나라 형가는 책 읽는 것과 검 쓰는 것을 즐겨했다. 나랏일에도 관심이 많았으나 자신의 의견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이 나라 저 나라를 떠돌았는데, 그러다 연나라 태자 단이 인재를 존중한다고 해서 연나라로 갔다. 형가는 연나라에서 백정과 축이라는 악기 연주의 달인인 고점리와 사귀었는데, 취기가 돌면 고점리는 축을 퉁기고 형가는 여기에 맞춰 노래하며 함께 즐겼다고 한다. 그러다가 감정이 극도에 달하면 울기도 했는데 그 모습이 마치 ‘곁에 아무도 없는 거 같다’고 해서 여기서 방약무인이 비롯됐다.

이 책에는 여러 개의 부록이 마련되어 있다. 우선 위에서 보다시피 이 책에 소개된 모든 고사성어를 표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여러 교과서에 실렸지만 이 책에 수록되지 못한 고사성어 276개 항목도 표로 정리했다. 

이 정도면 초·중·고 교과서에 실린 고사성어의 기본 정보는 거의 다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다. 

다음으로 해마다 연말이면 〈교수신문〉을 통해 발표하는 ‘올해의 사자성어’를 처음 발표한 2001년부터 2022년까지 정리하여 붙여 놓았다. 선정된 사자성어의 글자 풀이부터 그 의미, 선정된 이유, 함께 추천한 사자성어들, 필자의 생각 등을 넣어 정리했다. 

우리 사회의 지성인들이 선정한 사자성어가 갖는 의미와 함께 사회 전반의 상황과 풍토를 ‘간단명료(簡單明瞭)’하게 진단하는 ‘촌철살인(寸鐵殺人)’으로서 고사성어가 갖는 매력을 함께 느껴 보기 바란다. 다음은 독서(공부)와 관련한 고사성어 72개 항목을 골라 간략하게 소개한 부록이 있고, 독서와 공부의 중요성이나 그 의미를 지적하는 동서양 명언명구도 부록으로 덧붙였다. 함께 참고하면 좀 더 입체적인 공부가 되지 않을까 하는 바람으로 마련했다. 아무쪼록 이 책이 많은 독자의 손때를 탈 수 있기를 희망한다. 책은 ‘펼치는 순간 도움이 된다’는 사자성어 ‘개권유익 (開卷有益)’으로 머리말을 마무리한다. 

김영수 저 | 창해(새우와 고래)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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