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한미군병사 월북에 "北이나 제3국 망명의사 밝혀"

北 대외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중간조사결과 보도

지난 18일 공동경비구역(JSA)을 견학하던 미군 1명이 월북했다.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18일(현지시간) "견학을 하던 우리 군인 중 한 명이 고의로 허가 없이 군사분계선을 넘었다"라고 밝혔다. 외신에 따르면 해당 인물은 2021년 입대한 미국 이등병 트래비스 킹으로 폭행 혐의로 텍사스 포트블리스로 귀환할 예정이었으며, 인천공항 보안검색대까지 호송됐으나, 비행기에 타지 않고 판문점으로 향하는 견학 그룹을 따라간 것으로 알려졌다. 19일 서울역 대합실에서 시민들이 공동경비구역을 통해 월북한 미군 관련 뉴스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강타임즈 이현 기자 = 북한은 지난 달 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에서 월북한 미군 트래비스 킹(Travis King) 이병을 조사한 결과, 그가 북한이나 제3국에 망명할 의사가 있다고 밝힌 것으로 전했다.

북한은 16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킹 이병에 대한 중간조사 결과 이같은 사실이 밝혀졌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해당 기관에서 조사한 데 의하면 트래비스 킹은 자기가 공화국 영내에 불법 입한 사실을 인정했다"며 "미군 내에서의 비인간적인 학대와 인종차별에 대한 반감을 품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으로 넘어올 결심을 하였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이어 "트래비스 킹은 또한 불평등한 미국사회에 환멸을 느꼈다고 하면서 우리나라나 제3국에 망명할 의사를 밝혔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킹 이병이 월북 당시 "관광객들 속에 끼워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을 돌아보던 킹은 군사분계선 상에 있는 조미군부접촉실과 경무관 휴계실 사이에서 고의적으로 우리 측 구역으로 침입했다가 근무 중에 있던 조선인민군 군인들에 의해 단속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킹 이병에 대한 조사는 계속될 것이라고도 전했다.

킹 이병의 월북에 대해 북한이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북한이 조사 지속 방침을 밝힌 만큼, 킹 이병은 당분간 북한에서 체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주한미군 소속인 킹 이병은 월북에 앞서 우리나라에서 폭행 등으로 두 달 가까이 구금됐다가 지난 달 17일 추가 징계를 받기 위해 자국으로 송환될 예정이었으나, 인천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지 않고 도주해 다음 날 판문점 공동경비구역 견학에 참여하던 중 무단으로 월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