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타임즈 이지연 기자] 지난해 한국을 불안에 떨게했던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가 국내에서 변이를 일으켰지만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는 보건당국의 발표가 나왔다.
8일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발견된 메르스 바이러스의 유전자 염기서열 중 0.1%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생긴 기존 바이러스와 차이를 보였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미국 질병통제센터(CDC)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Emerging Infectious Diseases)에 투고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난해 메르스 진단을 받았던 환자 8명에게서 채취한 객담 등의 검체를 이용해 메르스 바이러스 표면의 '당단백질'(spike glycoprotein) 유전자를 분석했다.
그 결과 총 4062개 염기서열 중 8개에서 염기 변이가 이뤄졌다. 이중 4개는 아미노산 변이가 관찰됐다.
질병관리본부는 다만 변이 정도가 유전자 염기서열 중 0.1%가 다른 것으로 국민들이 크게 우려하는 변종(8% 이상 염기서열 차이)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바이러스가 세포와 결합되는 부위에 소규모 염기서열 차이는 발견됐으나 일반적인 진화의 결과로, 이것이 곧 감염에 영향을 미치거나 감염력을 높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또 이런 변이가 메르스의 감염 확산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는 결론 내리기 어렵다는 의견을 내놨다.
앞서 지난해 전염력이 낮은 것으로 알려진 메르스 바이러스가 유독 한국에서만 빠른 확산세를 보이며 메르스 바이러스가 강해졌거나 유전자 변이를 일으킨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다.
질병관리본부는 당시 두 번째 메르스 환자의 검체로부터 바이러스 분리 배양과 전체 유전체 염기 서열 분석을 수행했으며 중동지역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와 거의 일치해 변종이 아니라고 발표했다.
이번 연구는 환자 검체를 모아 메르스 바이러스에 대한 유전체 분리 분석을 확대해 수행했으며 종전 연구 결과와 차이가 없었다.
고려대 약대 송대섭 교수는 지난해 공식 브리핑을 통해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는 근본적인 특성상 변이는 계속 일어난다고 전제한 뒤 "변종은 기존에 어떤 항체가 생겼을 때 그 항체로부터 그 바이러스를 방어를 못 하는 정도의 돌연변이, 즉 전파력이 강한 바이러스로 변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의 면역으로 돌연변이를 막지 못하는 수준이 변종인데 가장 비슷하게 동물 등의 사례에서 봤을 때 약 8% 정도 이상의 돌연변이가 나와야지 확실한 변종으로 본다"며 "국내 유입 바이러스는 바이러스학적인 측면에서 볼 때 같은 바이러스라고 볼 수 있다"고 보충했다.
질병관리본부 국립보건연구원은 민간 전문가와 함게 국내에서 분리된 메르스 바이러스의 특성을 규명하고 예방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추가적인 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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