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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프리즘-전환시대의 논리
<곽윤석 뉴코리아정책연구소 정책실장>
시사프리즘-전환시대의 논리
<곽윤석 뉴코리아정책연구소 정책실장>
  • 곽윤석
  • 승인 2009.01.13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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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타임즈

대한민국이 거대한 변화의 격랑 속에 있다. 패러다임쉬프트와 파워쉬프트가 중첩되며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사회가 위기라고 말한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보라는 말이 있다. 그러나 우리의 눈은 숲을 넘어 그 숲이 자라나는 대지를 봐야 한다. 따라서 보다 정확히 말한다면 한국사회는 지금 위기가 아니라 전환기를 맞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왜 위기를 넘어 전환기인가.
미국발 금융위기가 태평양을 건너 한국에 상륙, IMF 외환위기에 버금가는 금융불안과 급속한 경기침체, 실업증가와 소득감소, 극심한 양극화 등으로 온 나라와 국민이 신음하고 있다. 분명한 위기다. 그러나 지금의 경제위기는 시장만능과 성장지상, 최소국가와 최대시장으로 30년간 세계경제의 지배적 패러다임으로 군림했던 신자유주의가 통제 불능의 탐욕과 거품이 꺼지고 반노동시장적 금융 메카니즘이 붕괴되면서 부시대통령과 함께 퇴장, 다시금 시장개입과 복지확대의 지휘봉을 들고 국가가 귀환하는 경제전환기의 현상이다.
정치와 민주주의의 현주소 역시 위기를 넘어 전환기에 들어섰다. 삼풍백화점 붕괴사고가 있었던 1995년 이후 처음으로 무당층의 지지도가 50%에 이르는 등 국민들의 정부와 정치권에 대한 불신은 극에 달하고 있다. 그런가하면 1987년 이후 질적 발전을 거듭하던 민주주의가 이명박 정부 들어 근본적인 도전에 직면해 있다.
마바크러시(Mobocracy, 폭민정치)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대선 때의 국민 지지와 선택을 절대시해 대통령 개인에게 의존한 정치동원체제인 위임민주주의의 딜레마에서 벗어나지 못하면서 마바크러시의 독배를 마시고 있다.
한반도 정세와 남북관계 역시 화해협력에서 긴장과 대결로 악화일로에 있다. 오바마의 등장과 미국 단극체제에서 다극화체제로의 전환은 분명 한반도 평화의 기회임에도 불구하고 남북관계는 냉전의 과거로 돌아가고 있다. 국제정세가 한반도 평화에 순풍인데 반해 이명박 정부의 냉전적 상호주의는 역풍이다.
지금 우리가 발 딛고 있는 한국사회의 현실은 어둡고 답답하다. 경제가 문제라면 정치는 더 큰 문제요, 정치리더십의 부재는 문제의 본질이다. 양극화를 특징으로 하는 이명박 정부 하에서 워킹푸어(working poor)는 갈수록 확대되고 있고 사회통합은 와해된 지 오래다. 정부와 시장, 기업과 노동, 성장과 복지, 수도권과 지방, 개발과 환경을 이분법적으로 사고하는 것도 현실적이지 않다. 전략적 국가 아젠다를 설정하고 양자를 창조적으로 조합해내야만 한다.
민주당과 민노당의 연합이 사안별, 일시적 차원에 머물러서는 안된다. 과거를 이길 수 있는 게 현재다. 민주당과 민노당이 지금 단결해서, 정책연합을 이루고 나아가 선거연합을 이룬다면 그것이 곧 선인 것이다.
보수가 수구화되면 중도는 한편으로는 법치의 텍스트를 수용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진보의 콘텐츠를 수용해 민주적 공화주의의 이념적 지형 구축을 준비해야 한다. 수구적 보수세력이 정치적 헤게모니를 잡고 있는 상황에서 민주정치세력의 정치적 출로는 중도강화 또는 진보강화가 아니라 시민의 참여와 공공성을 강화하는 정치적 연대가 무엇보다 필요하다.
이러한 정치적 연대가 바탕이 될 때 국가재정을 교육과 복지에 보다 집중하고 양극화를 해소하는 정책적 노력도, 87년 체제를 넘어 민주공화주의, 선진, 통일의 새로운 국가이행을 촉진하는 개헌도, 한반도 평화와 상생경제를 창출하는 남북화해협력의 길도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2009년 그 어느 때보다 어려운 한해가 시작되었다. 전환기에 오직 사람만이 희망이다. 서로 만지고 보듬고 나누자. 지치고 상처받은 가슴이 서로에게서 위로받지 못한다면 길거리에 버려진 망고열매처럼 그 영혼이 쪼그라들고 만다.
<곽윤석 뉴코리아정책연구소 정책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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