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 게이트' 유탄 맞은 오세훈, 여론조사 조력설 전면 부인

26일 기자회견서 "明 저에게 앙심 품었을 것…여론조사 부탁할 수 있었겠나"

오세훈 서울시장이 26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명태균 씨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강타임즈 이현 기자 = '명태균 게이트'가 여권에 거대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보수 잠룡들이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와 연루됐다는 설에 휩싸이며 고초를 겪고 있는 것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대표적이다. 오 시장은 지난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 씨의 비공개 여론조사 조력을 받았고, 이에 측근을 통해 명 씨 측에 대가성 현금을 지급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에 오 시장은 지난 26일 전격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은 의혹을 전면 반박하고 나섰다. 지난 2021년 보선 전 오세훈 캠프 측과 접촉을 시도했던 명 씨는 당시 오세훈 후보 캠프에서 실무를 총괄했던 강철원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과 여론조사 방법을 놓고 언쟁을 벌인 뒤 오 시장과 강 전 부시장에게 앙심을 품고 험담을 늘어놓고 다녔다는 게 오 시장의 설명이다. 아울러 강혜경 씨에게 지급한 돈도 '여론조사 대가성'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이날 서울시청 기자회견에서 "2021년 2월 중하순 정도 (명 씨가) 김영선 의원 소개로 저를 찾아왔는데 그 때 와서 2번까지 만난 것은 기억한다"며 "캠프를 총괄 지휘하던 강철원 부시장에게 이 사람이 이런 식으로 선거 돕겠다고 한다며 넘겨준 게 저로서는 마지막이다. 그 이후에 명태균씨와 연락할 일도, 의견을 주고받을 일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강철원 부시장이 처음에도 의견이 안 맞아서 헤어졌다고 하고 2번째는 여론조사 방법에 이의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전통적인 여론조사와 비춰볼 때 어긋나기 때문에 논쟁, 거의 욕설에 가까운 갈등, 한마디로 싸움이 일어났다"며 "그래서 헤어질 때는 다신 볼 수 없는 상태로 헤어졌다는 것을 보고만 받았다. 저는 그 이후로 한 번도 명태균을 신경 쓴 적이 없다"고 했다.

아울러 오 시장은 "창원에서 활동하던 명태균씨는 중앙 정계로 진출하고 싶었으나 우리 캠프에서 거절 당해 극도로 나에 대해 적대적"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그에게 여론 조사를 부탁할 수 있었겠나"라고 반문했다.

특히 자신의 지인으로 알려진 사업가 김모 씨가 보선 당시 명 씨가 운영했던 미래한국연구소의 강혜경씨에 3300만 원을 송금했다고 알려진 데 대해선 "캠프에서 필요 없다고 했는데 왜 했는지 의문스러울 정도로 상황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