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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채식주의자가 청소년유해매체물?’... 정을호 의원 “경기교육청, 도서검열 자행”
‘한강 채식주의자가 청소년유해매체물?’... 정을호 의원 “경기교육청, 도서검열 자행”
  • 윤종철 기자
  • 승인 2024.10.22 11: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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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정을호 의원
더불어민주당 정을호 의원

한강타임즈 윤종철 기자 = 노벨문학상을 받은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가 일부 학교에서 청소년유해매체물로 열람이 제한되거나 폐기된 것으로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 정을호 의원(교육위원회)이 경기도교육청으로부터 국정감사 자료로 제출받은 문건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정 의원에 따르면 경기도교육청이 각 학교에 폐기하거나 열람제한하게 한 도서는 총 5,857건(제적 및 폐기 2,517건·열람제한 3,340건)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경기도교육청이 ‘성교육 도서의 적절성 논란’을 이유로 폐기ㆍ열람제한 된 도서에는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의 ‘채식주의자(폐기 1건, 열람제한 2건)’가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정유정 작가의 ‘종의 기원(폐기 1건)’,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자들의 도시(폐기 1건)’ 등 국내외 유명 순수문학 작품도 포함됐다.

권인숙 전 국회의원의 ‘어린이 양성평등 이야기’는 폐기·열람제한이 4건 있었으며, 구성애 성교육센터 소장의 도서는 186건, 유명 학습만화 시리즈는 33건이나 폐기되거나 열람제한 됐다.

정 의원은 “각 학교가 자율적인 관리를 하도록 지원하였다”라는 교육청의 해명도 거짓으로 밝혀졌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교육청은 <학교도서관 성교육 도서의 교육적 운영 및 관리(23.11.15)> 공문을 일선 학교에 발송하며 ‘청소년보호법시행령의 청소년유해매체물의 심의기준’을 참조하여 도서를 열람제한하거나 폐기할 수 있다고 지침을 내렸다.

그러나 청소년유해매체물 심의기준은 청소년보호위원회의 기준일 뿐이며, 학교도서관 운영매뉴얼에 따른 자료·제적 폐기 시 고려사항에 해당되지 않는다.

또한, 교육청은 24년도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 현황과 함께 도서 선정에 ‘청소년유해매체물 기준’ 적용하는지를 취합했다(24.2.21.)고 밝혔다.

즉, ‘청소년유해매체물’을 빌미로 각 학교에 군부독재식 도서검열을 강제하고 보고하게 한 것이라는 설명이다.

교육청 취합에 따르면, 도내 2,346개교(94%)가 도 교육청의 지침에 따랐고, 전국도서관매뉴얼에도 없는 심의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정 의원은 “더욱 심각한 것은 각 학교가 자율적인 판단으로 도서를 폐기하는 것도 아니었다”며 “성남의 어느 초등학교는 특정 성향을 강하게 주장하는 단체에서 ‘유해도서로 분류했다’는 이유로 도서를 폐기한 것도 확인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 의원은 “경기도교육청의 군부독재식 도서검열의 결과, 경기중앙교육도서관의 청소년 인기도서목록에 있는 도서조차 ‘칼질’ 당하는 모순이 벌어졌다”며 “23년 3분기 기준 대출순위가 5위인 ‘종의 기원’, 9위인 ‘채식주의자’가 일선 학교에서 폐기됐다. 국내에서 8000만권이 판매된 학습만화 시리즈도 역시 폐기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극우보수단체가 교육현장을 뒤흔들고,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심의기준에도 없는 규정을 들이대며 시대 착오적인 도서 검열을 자행하고 있다”며 “우리 모두는 아이들이 다양하고 올바른 교육을 받을 환경을 만들어줘야 할 책임이 있으며, 극우보수 세력에 의해 편향된 교육 현장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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