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분기 들어 권리금이 가장 많이 오른 업종은 피자전문점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 특성상 소자본, 생계형 창업에 적합하고 경기 침체로 소비가 줄어든 상황에서도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고객층이 넓어진 것이 주효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는 점포거래 전문기업 점포라인이 올 3분기 들어 자사 DB에 등록된 서울 및 수도권 소재 점포매물 5033개(35개 주요업종)를 조사한 결과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피자전문점의 평균 권리금은 지난 2분기 6431만원에서 올 3분기 1억2379만원으로 92.49%(5948만원) 올라 상승률 수위를 차지했다.
피자전문점의 권리금이 이처럼 급등한 것은 이 업종의 창업자 수요가 집중되면서 소형면적 점포 수요 역시 함께 증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보증금 역시 2218만원에서 2731만원으로 23.13%(513만원) 증가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피자전문점은 시설 및 설비자금 부담이 타 업종에 비해 적고 배달과 테이크아웃을 위주로 운영하기 때문에 인테리어 비용도 많이 나가지 않는데다 점포 면적도 클 필요가 없어 임대료도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어 예비창업자들에게 가장 선호되는 업종 중 하나다.
운영 구조상 프랜차이즈 피자에 비해 가격 경쟁력이 우위에 있어 최근 침체된 서민경기에도 불구하고 매출이 꾸준하다는 점도 안정을 추구하는 창업자 입장에서 볼 때 매력적인 부분이다.
피자전문점의 뒤를 이은 업종은 레스토랑이었다. 레스토랑의 평균 권리금은 1억3377만원에서 2억2602만원으로 9225만원(68.96%) 올라 상승금액 부분에서 수위를 차지했다.
레스토랑 권리금이 급등한 것은 이 업종의 매출이 점포 입지 및 인테리어와 밀접한 연관을 갖고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주요 핵심 상권을 중심으로 2~40대 여성 고객 위주로 레스토랑을 찾는 문화가 자리잡으면서 더 많은 고객을 유치하기 위해 좋은 입지의 점포에 투자 개념의 고품질 인테리어를 시공하는 레스토랑이 늘었다는 의미다.
이들 업종에 이어 횟집과 스크린골프방의 평균 권리금이 각각 55.20%(5519만원), 34.91%(7386만원) 증가했다. 이들 업종은 각각 계절적 요인으로 지난 2분기 중반부터 권리금이 하락했으나 가을로 접어들면서 매출이 다시 늘어 권리금 역시 증가세에 있다.
이 밖에 고깃집(33.13%, 3806만원), 미용실(29.97%, 1200만원), 호프집(16.99%, 1947만원), 한식점(16.89%, 1640만원) 등 21개 업종에서 권리금 상승세가 관찰됐다.
반면 14개 업종에서는 권리금 하락세가 관찰됐다. 이 중 가장 권리금이 많이 떨어진 업종은 중국집이었다. 중국집 권리금은 지난 2분기 1억1100만원이었으나 3분기 들어서는 7051만원으로 36.48%(4049만원) 내렸다.
이처럼 중국집 권리금이 떨어진 것은 앞서 언급한 피자 및 치킨 등 각종 배달음식과 소비층이 겹치면서 매출이 잠식당한데다 인건비 지출이 크게 늘어 수익성이 악화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점포라인에 등록된 중국집 매물들의 평균 인건비를 조사한 결과 2분기 602만원에서 3분기에는 970만원으로 61.12% 늘었다.
이어 의류점 권리금이 4826만원에서 3440만원으로 28.72%(1386만원) 떨어졌고 비디오방도 1억547만원에서 8205만원으로 22.21%(2342만원) 하락했다. 유흥주점과 키즈까페, 일식점 등 3~40대 소비층의 실제 소비가 많은 업종들도 각각 17.71%(2087만원), 13.12%(1719만원), 13.01%(1793만원) 떨어진 것으로 파악됐다.
이 밖에 분식점, PC방, 헬스클럽, 치킨점 등 창업 시 선호되는 인기 업종들의 권리금 시세는 0~5% 내외에서 오르는 등 2분기 대비 변동이 거의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점포라인 정대홍 팀장은 “업종별 권리금 동향을 보면 어떤 업종에 창업 수요가 몰렸는지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며 “점포 거래 시 대략적인 시세를 알고 접근해야 불필요한 비용 지출을 막고 보다 합리적인 계약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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