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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영미 마포구의회 의장 “의회 업무마비, 하루 빨리 대화 나서달라”
[인터뷰] 김영미 마포구의회 의장 “의회 업무마비, 하루 빨리 대화 나서달라”
  • 윤종철 기자
  • 승인 2023.08.31 17:0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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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포구의회 김영미 의장
마포구의회 김영미 의장
마포구의회 김영미 의장

한강타임즈 윤종철 기자 = 최근 마포구의회가 무척이나 어수선하다. 마포구청에서 마포구의회로 파견된 공무원들이 모두 구청으로 복귀하면서다.

정확히 말하면 사실상 업무 마비상태다. 31일 예정됐던 임시회도 눈물을 머금고 미개회를 결정했다.

당연히 의회와 구청의 하반기 예산 집행이나 조례개정 등의 안건 처리가 미뤄졌고 민생 정책이나 행정처리도 지체될 수밖에 없다.

직원들의 스트레스도 만만치 않다. 4개 부서 가운데 3개 팀장 자리가 여전히 공석인 가운데 휴직 예정자들까지도 개인적인 일정을 모두 미뤄가며 빈 자리를 겨우 메우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같은 업무 마비 상황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른다는 점이다. 더구나 최근 마포구청은 행정감사 규칙을 개정해 마포구의회 사무국에 대한 감사까지 준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집행부의 견제와 감시가 본연의 역할인 지방의회가 오히려 집행부의 감사를 받게 되는 웃지 못 할 상황이다.

마포구의회 김영미 의장은 지난 3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감정적인 대응은 그 누구에게도 이로울 것이 없다”며 “구민의 생활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루 빨리 대화에 나서 달라”고 박강수 구청장에게 촉구했다.

현재 구의회의 상황은 어떤가.

8월 초 마포구청에서 마포구의회로 파견된 공무원들 중 의회사무국장을 제외한 9명(팀장급 3명, 일반행정직 6명)이 마포구청으로 복귀 명령을 받았다.

이후 4개 부서 중 3개 부서 팀장 자리가 여전히 공석이다. 하반기 휴직예정자 2명은 휴직을 취소하고 개인적인 일정을 모두 미뤄가며 자리를 지켜주고 있다.

특히 회의 진행을 담당하는 의사팀의 경우 사실상 업무 진행이 불가한 상황이다. 본회의, 의회운영위원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실무를 남은 인원들이 나누어 겨우 처리하고 있는 상황으로 사실상 업무가 중단되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인원 충원도 불가능한 상태라 의회사무국 직원들의 업무 포화는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의장단에서도 눈물을 머금고 31일 제264회 임시회도 개회하지 않는 것으로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

일각에서는 임시회 개회를 위해 의회사무국 내 팀 간 인원 재배치로 지원을 할 수 있지 않느냐고 말하지만 각 팀별 필수 업무도 겨우 수행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마저도 의정팀을 제외한 모든 팀장이 공석인 상황에서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인원 재배치가 곧바로 팀 업무의 마비로 이어지는 상황이다.

구청의 파견직 복귀 명령의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나.

추가경정예산 삭감이 발단이 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4일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마포구 추경예산 중 11억3900만원을 삭감하고 바로 다음 날인 5일 복귀 명령을 내렸다.

복귀 발령으로 인한 업무 공백이 다 메워지기도 전인 7월28일 금요일 저녁에는 기습적으로 공문을 발송해 나머지 파견직 직원 4명도 전부 집행부로 복귀시켰다.

그러나 추경예산 심의는 의회의 중요한 역할 중 하나로 합당한 이유 없이 결정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효도밥상의 경우 사업을 시행한 지 두 달여 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에 좀 더 그 규모나 실효성 등을 확인할 필요가 있었다.

사업을 확장하기에 너무 이른 시기였고, 성과 확인도 되지 않은 채 예산을 통과시킬 수 없었기 때문에 점진적으로 예산 추가 및 증액을 계획하고 있었다.

구청 측은 내부 결원으로 인한 불가피한 인사라는 주장인데.

현재까지도 집행부에서 복귀 명령을 내린 파견 인원 중 몇몇은 갑작스럽게 구성된 부서에서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겨우 업무용 책상과 컴퓨터 등 사무기기들은 갖추어 졌으나 1인 부서인 채로 담당 업무조차 모호한 채로 있는 것이다.

지난번에도 언급했지만 내부결원으로 불가피한 인사였다면 출중한 능력을 갖춘 인원들이 이미 적재적소에 투입되어 맡은 역할을 충분히 감당해 내고 있어야 하리라 생각한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 대해 구의회 역시 고통을 분담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지난 임시회 예산 삭감 이후 일련의 상황들이 일관되게 의회사무국의 기능을 마비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복귀시킨 인원들에게는 정확한 업무조차 내려지고 있지 않은 상황은 구청의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마포구의회 의회사무국 모습. 4개 팀 중 3개 팀장 등 곳곳에 자리가 비어 있다.
마포구의회 의회사무국 모습. 4개 팀 중 3개 팀장 등 대부분의 자리가 비어 있다.

구청에서 의회사무국에 대한 감사도 준비중이라는데.

최근 집행부는 행정감사 규칙을 개정해 의회사무국을 감사대상에 추가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간 의회사무국은 행정사무감사 규칙에 감사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그 규칙을 고쳐서 감사를 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서대문구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생겼고 그로 인한 서대문구의회에 대한 서대문구청의 감사가 진행된 일이 있었다.

이 사건이 발생하고 얼마 되지 않아 공교롭게도 마포구청은 명확한 이유 없이 행정감사 규칙까지 개정하면서 감사 대상에 우리 의회사무국을 포함시켰다.

이렇게 진행하는 행정감사는 마포구의회에 대한 압박이라고 생각하며 이는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다.

이미 의원들이 의견서를 제출했고 그 부당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해 나갈 생각이다.

앞으로 의회 차원에서 대응 방안은.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의회사무국의 업무 포화 및 마비 상태다. 어떤 식으로든 결원을 보충해야 하며 기존의 업무 성과를 낼 수 있는 수준의 안정적인 자리를 보장해 주어야 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의회가 인사권을 온전히 독자적으로 낼 수는 없는 상황이다. 구청장의 협조 없이는 일반임기제 채용도 불가능하다.

결국 이런 문제는 구의회와 구청의 관계 개선이 답이다. 물론 이를 위해 이미 박강수 구청장과 여러 차례 대화를 시도했다.

행사장에서 만나 시간을 내 달라고 요청을 했고, 비서실을 통해 시간을 정해서 허심탄회하게 얘기해 보자고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별다른 대응이 없다. 서로 이해관계의 합의점을 찾아 구민의 생활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하루 빨리 대화 자리를 만들어 보려고 한다.

앞으로도 임시회 진행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31일 임시회는 의장단 회의를 통해 진행이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개회하지 않기로 했다. 그러나 10월6일로 예정돼 있는 임시회는 개회될 수 있도록 행정적, 실무적 방안을 최대한 강구하고 있다.

준비되어 있는 안건은 일단 다음 임시회에서 다룰 계획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상황이 지속되고 만약 구청이 구의회에 대한 감사를 하고자 한다면 정례회를 제외한 다른 임시회는 열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임시회는 말 그대로 임시회이기 때문에 개회의 의무가 없다. 대부분 구청에서 보내오는 안건 처리를 위해 임시회를 개회한다.

의회사무국의 인력난으로 임시회를 열지 못한다는 것은 그만큼 구민의 민생과 관련한 안건 처리가 지체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구의회나 구청이 피해를 보는 것이 아니라 피해는 온전히 구민에게 피해가 돌아가게 되는 것이다.

공약사업이든 아니든, 진정으로 우리 구의 발전과 구민의 복지에 필요한 사업을 추진하는 것은 구의회가 바라마지 않는 일이다. 아마 박강수 구청장님도 같은 마음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박강수 구청장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면.

지방자치법 개정 이후 여소야대인 의회와 집행부의 갈등은 심화되고 있다. 한 지역에서 갈등을 조장하는 행정처분이나 처리방식이 생겨나면 다른 지역에서 비슷한 방식으로 갈등이 심화되는 식이다.

마포구 역시 이러한 혐의로부터 벗어나기 어려워 보인다. 구민을 위해 세워진 기관들이 구민을 제쳐두고 갈등 조장을 키워나간다면 오해를 벗기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것이다.

갈등 때문에 구민이 뒷전으로 밀려나서는 안 되기에 서로의 이해관계를 다시 확인하고 하루속히 합의점을 찾고 싶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도 대화가 필요하다.

물론 공직을 수행하다 보면 본의 아니게 서로 얼굴 붉힐 일이 생기기도 한다. 그렇기에 더욱 대화로써 서로의 앙금을 풀고 공인으로서 마포구민을 위해 함께 해야 할 것들을 해 나갔으면 좋겠다.

훗날 임기가 끝났을 때 후회 없고 의미 있는 임기였다고 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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