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타임즈 = 박귀성 기자] 경찰이 혜경궁 김씨 트위터 사건 관련 스모킹건을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경찰의 ‘혜경궁 김씨 사건’ 결론에 크게 반발한 19일 이후 공식적인 첫 행보로 국회 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철도 정책 세미나에 참석했다. 이날 국회 정치부기자들 십여명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입장을 묻기 위해 이재명 지사가 행사장을 빠져나오기를 손꼽아 기다렸다.
행사가 시작되고 30여분이 지나 비로소 이재명 지사가 행사장을 빠져나와 다음 일정을 위해 밖으로 나가려는 순간, 그동안 어디에 숨어있었는지도 모를 기자들이 흡사 벌떼처럼 달려들었다. “당을 떠나실 생각 있나요?” “탈당에 대한 입장을 말씀해주시라” “당에 누를 끼치고 있다는 생각을 하시느냐?” “경찰 발표에 대한 결과에 대해 검찰에서 대응은 어떻게 하실 것인가?” “지금, 경찰 발표에 불만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는데...”라는 등의 질문을 정신없이 쏟아냈다. 그야말로 봇물처럼 질문이 넘쳐났다.
기자들에게 둘러 쌓인 이재명 지사는 잠시 카메라 앞에서 자세를 고쳐잡았다. ‘꿀꺽!’ 무언가 이재명 지사의 목젓을 타고 내려갔고, 호기심으로 내공이 잔뜩 들어간 기자들의 탁구공만한 눈알들은 일제히 이재명 지사의 두 입술 속으로 잽싸게 파고들었다.
‘음! 으으음!!’하고 목구멍에 잠시 운기조식을 끝낸 이재명 지사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을 쏟아냈다. 하지만 이재명 지사의 이날 답변은 이날 모인 기자들 가운데 누구도 만족할 수 없는 답변이었다. 이재명 지사는 “오늘은 철도 정책 세미나였으니까 철도 발전에 대해 이야기 하자”라고 답변한 후 자신을 둘러싼 인의 장막 속으로 마구마구 몸을 비틀어 넣고는 전광석화 같은 경공술로 엘리베이터 안으로 몸을 날렸다.
기자들의 정점에 다다른 허탈한 표정을 남겨두고 야속한 엘리베이터 문은 닫혔다. 이재명 지사 수행비서가 ‘닫힘 버튼’을 오른쪽 집개 손가락으로 누른채 떼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자들은 포기하지 않았다. 지층 대강당에서 무사히 1층 로비까지 도착했나 싶었지만, 이미 계단으로 대달았던 기자들은 엘리베이터가 열리기도 전에 로비를 가득 매우고 여유있게 이재명 지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재명 지사는 신속했던 기자들의 날랜 동작에 ‘흠짓!’ 순간적으로 경악한 표정이었다. 국회 도서관 로비에서 대기하고 있던 차량까지는 족히 27미터가 넘는다. 어지간한 정치인이라면 이정도 거리라면 기자들을 떨칠고 도망갈 엄두를 낼 수 없다. 하지만, 이재명 지사는 발걸음을 멈추지 않았다.
기자들은 흡사 거대한 가을 돌풍에 휘말려 한쪽 방향으로 일제히 몰려가는 가을 낙엽들처럼 ‘우르르’ 이재명 지사를 둘러싸고 이끌려 갔다. 하지만, 그렇게 남다른 노력을 했음에도 이날 기자들이 얻은 소득은 별로 없다.
이재명 지사의 한 측근은 본지 기자와의 대화에서 “언론과 진득하게 대화를 하려해도 대부분의 언론들이 ‘인기성’ 보도를 일삼고 있어 이재명 지사가 불만이 있어보인다”면서 “혜경궁 김씨 트위터 관련해서는 향후 어떤 식으로든 결과가 나오게 될 것”이라는 원론적인 대답을 내놨다.
경찰이 이재명 지사의 부인 김혜경 여사를 조사한 후 내린 결론에 대해 트위터 등 SNS 전문가로 알려진 한 저명인사는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아마도 경찰이 결정적인 ‘스모킹건’을 확보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면서 “트위터의 경우 미국 본사의 협조가 절대적인데, 혜경궁 김씨의 로그 기록을 확보하여 접속 장소와 시간을 특정 지을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혜경궁 김씨의 경우 트위터로 범한 범죄를 확정적으로 특정하기 위해서는 트위터에서 협조를 해야 가능한 증거를 확보할 수 있지만, 유럽의 어느나라 대통령의 제공요청에도 응하지 않았다. 트위터가 기업의 사활을 걸고 엄수하는 게 고객 관련 정보”라면서 “결국 경찰은 혜경궁 김씨 트위터에 대해 여러 정황만 가지고 수사를 마무리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과거 보수 정당 정치인 출신 변호사도 본지 기자가 “이재명 김혜경 트위터 사건 관련 경찰이 유죄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가 있겠느냐? 검찰이 최종적으로 기소할 수 있는 것이냐?”라는 질문을 받고 “이재명 김혜경의 혜경궁 김씨 트위터 관련 경찰수사를 종합해보면 일단 해당 사건은 ‘기소 의견’이다. 수사의 최종 단계는 검찰의 기소 여부인데, 경찰이 아직 수사권 기소권이 없기 때문에 검찰의 지휘를 받아 수사한 것으로 해석하는 게 맞다”면서 “그렇다면 경찰의 ‘기소 의견’은 경찰이 검찰과 어느 정도는 조율을 했을 것으로 보아 기소할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그렇다면 설령 검찰이 최종 수사를 통해 기소를 한다 해도 공소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법원이 그렇게 만만치 않을 것”이라면서 “검사가 공소유지를 하기 위해선 범죄를 특정할 수 있는 ‘증거’가 필요하고, 그 증거는 시간과 장소, 인물을 반드시 법적으로 유의미한 증거로서 특정해야 하는 게 우리 형사법의 원칙”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그러면, 혜경궁 김씨 트위터에 대해 어느 장소 어느 시간, 누가 사용했느냐가 결정적인 증거라고 합리적으로 주장할 때, 과연 경찰이 지금 발표한 ‘여러 정황’이라는 것은 법정에서 무의미할 것이고, 해당 재판은 무죄를 선고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즉, 확정적 증거를 경찰이 내놓지 않는다면 공소유지는 물론 재판 결과를 장담하지 못한다는 결론이다.
그는 이에 더 나아가 “삼인성호(三人成虎 : 세사람이 모여 말을 맞추면 없는 호랑이도 생겨난다)라고 했다. 여러 정황이 있다 해서 ‘죄인’으로 특정짓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과거 독재시절에나 가능했던 사법살인이 아닐 수 없다”면서 “변호사 출신인 이재명 지사가 여유를 갖고 경찰 수사 결과를 비판한 것은 이와 같은 맥락일 것인데 아마도 경찰과 검찰은 공소유지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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