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타임즈 이지연 기자]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하나의 꽃이 되었다’는 김춘수의 ‘꽃’처럼 세상에 의미가 없는 것은 없다”
고흐 10년의 기록 전부터 헤세 그리고 현재 전시중인 ‘모네 빛을 그리다’ 전으로 국내 컨버젼스 아트의 장을 연 김려원(43) 본다빈치 대표는 김춘수의 시를 언급하며 “아무리 사소해 보이는 것일지라도 그 속에서의 의미와 가치를 포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5월까지 예정된 ‘모네 빛을 그리다’ 전시를 위해 강행군을 펼치고 있는 김 대표. 진정성을 가지고 누구나 감동받는 전시를 만들고 싶다는 그녀를 만나봤다.
‘모네 빛을 그리다’ 전시가 중반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소감이 어떤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디지털 컨버젼스를 도입했던 ‘반 고흐 10년의 기록’부터 헤세 그리고 모네까지 전시는 다양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발전했다. 그만큼 입소문을 타고 찾아와주시는 분들도 점점 많아져 감사하게 생각한다.
비즈니스 측면에서 관람객의 증가는 반가운 일이지만 한편으로는 전시 흥행이 오히려 관람객에게 방해가 되진 않을까 우려되는 부분도 있다. 그래서 수시로 리뷰를 통해 올라오는 의견을 반영해 한분이라도 더 감명 깊은 전시를 경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디지털 컨버젼스 아트를 도입한 계기와 전시에서 중점을 둔 부분은?
방송국 구성작가로 활동하며 기획과 영상을 배웠다. 그러다 우연히 미술교육에 몸담게 되면서 다양한 시도를 통해 아이들을 위한 전래동화 미디어 재연을 시도했고, 더 나아가 작품을 좀 더 쉽게 감상할 수 있는 방법을 연구하게 됐다.
지금까지 개최됐던 전시엔 늘 스토리가 있었다. 기획 단계부터 늘 스토리에 집중한다. 아무리 좋은 것도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그 가치가 증명되지 않듯, 사소한 것 하나라도 그 안의 진정성과 의미를 포착하려 애쓴다.
지금까지 전시를 준비하며 힘들었던 점과 반대로 뿌듯함을 느꼈던 순간은?
디지털 컨버젼스라는 가능성이 충분한 보이는 시장을 발견했지만 국내엔 생소하기만 했던 시장이라 주변의 무심함을 이겨나가는 첫 단계가 가장 힘들었다.
나는 돈에 의해 본질이 위협 받는걸 원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내가 생각하는 참된 가치는 비즈니스에 있지 않다. 난 진심을 다해 준비한 전시에 사람들이 감동을 받고 눈물을 흘리는 순간이 가장 뿌듯하고 감사하다.
도슨트(관람객 대상 전시 설명)도 직접 나서는 것으로 안다.
내가 준비하는 도슨트는 에피소드를 중심으로 풀어간다. 이번 전시에서도 모네가 그림을 그렸을 당시의 배경설명, 전시 내 각 구역별 제목설정 이유 등을 알린다. 가끔 내 손을 잡으며 감동을 받았다는 사람들을 볼 때 다양한 전시를 알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한분 한분에게 소소한 감동을 드리는 것도 잊지 말아야겠다 다짐한다.
중국 진출과 국내 전시 확장을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4월 9일 중국 사천, 천도, 북경, 광저우에 전시된다. 지난해 계약이 완료됐고 현재 매뉴얼이 모두 갖춰진 상태다. 첫 도슨트도 내가 직접 담당하고 간략한 안내를 할 예정이며, 중국 뿐 아니라 다른 국가와도 계속 접촉중이다.
국내에도 현재 광주와 계약을 완료한 상태이며, 제주도 부산 등 다양한 지역과 빠르게 계약을 추진해 국내 전시도 확장에도 노력하고 있다.
새롭게 시도하고 싶은 전시 방향이 있다면?
단순히 박물관이라는 장소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공간을 달리해 새로운 작업을 시도해 보고 싶다. 다음번에 진행되는 미켈란젤로의 전시 때도 천장이나 바닥 등을 활용할 예정이다.
이와 같은 공간가변을 위해선 수준 높은 영상작업이 중요한데 외주를 통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제작하는 영상팀이 있기에 훌륭한 결과물을 완성할 수 있을 것이라 예상한다.
다음 전시 계획과 디지털 컨버전스의 최종목표가 있다면?
다음 전시는 미켈란젤로를 준비 중이다. ‘최후의 심판’, ‘천지창조’ 등 그의 작품에 스며든 종교색은 최대한 배제하고, 그림의 숨겨진 이야기를 풀어낼 것이다. 기대해주시길 바란다.
최종 목표는 진심으로 느끼고 오래 간직될 수 있는 대상에 포커스를 맞출 것이다. 시각적 즐거움에서 끝나는 일회성 감동이 아닌 가슴에 오래도록 남을 전시를 선보이고 싶다.
사람들이 미처 알지 못했던 작가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통해 예술을 쉽게 풀어내 문화 활성화에 도움이 되고 싶다. 이를 위해 직원들 모두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고 있으니 지켜봐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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